[단편]양자 입적 제의. 그리고 명진이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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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입니다. 길규온 교수."

"아... 정 교수님."

"오늘 시간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공적으로도 사적으로도 길 교수와한번 이야기해보고 싶었습니다."

"아... 그러시군요. 오늘 무슨 이유로 저를 보자고 하셨습니까?"

"제가 서론은 짧게 하고 곧바로 본론을 말하는 성격이라서요."

"잘 알고 있습니다."

"길규온 교수의 장남이며 길씨 집안의 막내,길명진 군. 제 양자로 입적하고자 합니다. 제게 양도해주세요."

"............................. 네........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한번 더 말씀해주세요."

"길규온 교수의 아드님을 제 양자로 입적시키려고 하는데 아버지이신 길 교수가 동의해주셨으면 합니다. 길 교수가 지금 동의하시다면 복잡한 행정절차는 제 쪽에서 알아서 하겠습니다. 당신의 아드님을 내 집안에 맞이할 모든 준비는 다 되어 있고 - 답정너 - 길 교수께서는 동의하신다고 말씀하시고 서류에 도장만 찍으면 됩니다."

"잠시만요. 어째서 제가 제 아들을 정호은 교수님의 양자로 보내야 합니까!!! 정 교수님께서 제 아들 명진이를 원하는 이유가 뭐지요??"

"차후에 제 딸 @@이의 미래를 위해서,정략결혼의 카드로 쓰고자 양자가 필요하거든요. 명진이를 내 양자로 입적하여 법적 혼인연령대가 되면 곧바로 혼인시켜서 @@의 뒷바라지를 하게 할겁니다."

"..........(0_0) 정 교수님은 언제나 대국적으로 상류층 파벌의 정치를 생각하신다고 들었는데 소문대로군요.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양자로 들이고자 하는 아이의 아버지앞에서 꺼리낌없이 말씀하시다니요."

"길 교수께서는 동의해주시겠나요."

"거절합니다. 단호히 거절하겠습니다. 제가 정 교수님에게 많은 신세를 졌지만 이런 방식으로 은혜 갚고 싶지는 않습니다."

"흥. 명진이가 제 양자가 되면 정략결혼을 제외하고도 아주 쾌적하고 여유로운 인생을 즐기게 될겁니다."

"내 아들 명진이! 제 밑에서 장성해도 넉넉하게 상류층 인생을 누리게 할겁니다. 무엇보다 정 교수님에게도 아드님이 있지 않나요."

"내가 임신하여 낳은 아들 이외에도 정략결혼의 카드로 쓸 아들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요. 원기철 교수님도 리은아 교수의 아들을 양자로 입적하였지요. 이제 여유가 있는 양자 후보는 길 교수의 아드님뿐이라서.(웃음)"

"네. 교수님들 사이에서도 정 교수님과 원 교수님의 아들욕심은 유별나지요. 그게 다 정략결혼의 카드를 확보하고 싶다는 욕심이라는거. 제가 원래 상류층 사람이 아니라서 두분 교수님의 양자 입적 계획을 이해하지 못하겠습니다. 당신의 유일한 외동아들을 원기철 교수님에게 양자로 보낸 리은하 교수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리은아 교수가 원래 자기중심적인 나르시스트라서 그래요. 아들 양육을 하고 싶어 하지도 않지요. 원래 자기중심적이고 자기 인생만을 즐기고 싶어하는 엘리트 여자에게 있어서 자녀는 거추장스운 방해 요소이지요. 그런 여자 밑에서 애를 내버려두면 진짜로 위험해집니다."

"말씀하시는 의도는 이해는 갑니다. 리은아 교수의 경우는 그렇다 쳐도 어째서 저에게 이런 제안을 하시는 겁니까?"

"정말로 모르시는가요. 내외분이 다 교수 일을 하시는데 바깥양반이 집안일을 상세히 파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요. 길 교수의 배우자인 명소민 교수라면 나의 제안을 흔쾌히 수락하였을.... 아니지. 내 이야기를 들으면 당장 동의했지요."

"제 집사람이요.....?????"

"모르셨나요! 어머나 이런. 다른 이의 집안일을 함부로 논하는 것은 예의가 아닌데. 제가 이런 양자 입적을 부탁드리는 입장이라서 부득이하게 길 교수의 집안일을 언급하게 되는군요. 명 교수가 둘째이며 막내 명진 군을 사랑하지 않고 너무 싫어하니까 애가 딱해 보이기도 하고 나에게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고 생각해서 길 교수를 뵙고 말씀드리는겁니다."

"네.......... 제 집사람이 명진이를 싫어한다고요!!!!"

"아. 보통 평범한 어머니가 말썽 부리는 아들로 인하여 속을 썩이는 것과 다른.... 자신이 임신하여 낳은 아들을 철천지 원수처럼 미워합니다. 보통 어머니와달리 그냥 애의 이런 점이 싫다,가 아니라 아들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미워하고 배제하려고 합니다."

".......................... 어버버버버버버버."

"제가 명 교수와몇번 차나 마시면서 고민상담을 들어 줬는데 명진이에 대해서 이야기가 오가면 이를 바득바득 갈더군요. 처음 한번은 그냥 이 사람이 홧김에 이러나! 싶어서 넘겨 짚었는데 몇번 더 만나서 대화하면서 명 교수가 명진이에 대해서 얼마나 미워하고 증오하는지 잘 알게 되었습니다. 일부러 남의 집안일을 파헤치려고 한 의도는 없었는데 어쩌다 보니 길 교수 내외의 사정을 알게 되었고 이것도 인연이라서 생각해서 명진이를 내 양자로 입적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명 교수가 2007년에 서울대 교수 임용을 못 받아서 그게 한이 맞혔나 봅니다. 그 당시에 임용을 못 받으면 교수 직위에 공백이 생기기까지 15년은 기다려야 하니까요. 그 사이에 새로운 경쟁자들이 치고 올라오니까요. 지금 이 시기에도 쟁쟁한 대학원생들이 줄을 섰잖아요. 명 교수차례는 이미 끝났지요. 그래서 명진이를 임신한 사건으로 인하여 원하는 서울대의 교수 임용을 못 받았다고 그때 일만 생각하면 명 교수는 명진이를 미워하면서 이를 가는 겁니다."

"........... 뭐라고요. 그게 사실입니다!!!"

"네! 틀림없는 사실이지요. 명 교수에게서 직접 들었습니다. 사흘전에!"

"아니 이 사람이!!!(정호은이 아니라 아내 명소민.) 아직도 그 일을 마음속에 담아 두고 있었다니. 원망하려면 나한테 해야지 아무 잘못 없는 우리 아들에게 왜 그러는거야!!! 명진이가 태어난게 무슨 큰 죄야!!" 


쾅~~~~ 너무 화가 나서 정 교수 앞의 책상을 내리치는 길규온. 정 교수에게 화가 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아내 명소민에 대하여 분노한 것이다. 큰 소리가 나자 바로 옆의 연구실에 있던 정호은의 남녀 수행원/장정들이 들어왔다. 정호은 교수는 살짝 손을 들어서 아무 일 없다고,수행원들을 제지했다. 너무 화가 나 이맛살이 찌푸릴 정도로 분노를 드러낸 길규온이였지만 지금 자신이 정 교수의 전용 숙직실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내 이성을 되찾았다. 옷매무새를 바로 하고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규온을 고개를 숙여서 정호은 교수에게 사과했다.


"정 교수님. 제가 너무 흥분해서 본의아니게 결례를 범했습니다."

"아닙니다. 이해힙니다. 제가 길 교수의 집안일을 언급하였고 길 교수가 기분이 상하실만도 합니다. 마음 쓰지 마세요. 오늘 일은 없던 것로 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정 교수님. 제 아들을 양자로 입적하겠다는 제안. 분명히 말씀드리지만 제가 거절합니다. 제 안사람과는 제가 오늘안으로 이 문제에 대해서 결판을 짓겠습니다. 그리고 정 교수님에게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네. 이제부터는 길 교수의 집안일이니 외부인인 제가 상관할 일이 아닙니다."

"그럼 실례하겠습니다."


정중히 인사하고 정호은의 화려한 숙직실을 나오는 길규온. 그는 두꺼운 문을 닫고 복도에서 서서 긴 한숨을 쉬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을까? 그의 머리속은 복잡했다. 명진이를 임신한 사건으로 인하여 아내가 아직도 원망하고 있다니! 규온은 주위를 둘러보고 오가는 학생이나 교직원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휴대전화를 들었다. 저장번호에서 아내의 번호를 터치해서 연락했다. 잠시 신호음이 들리고 아내 명소민은 곧 전화를 받았다. 보통 때와 다르게 길규온은 통화를 스피커 기능으로 했다.


"당신이야."

"응. 나야. 여보 무슨 일이야?"

"당신..........(조용히 목소리를 깔면서.) 지금 휴식시간이지. 오후에 남은 강의를 휴강하고 당장 집으로 와!!!!!(목소리를 높였다.) 오늘 당신과 결판을 내야 할 일이 있어!!!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반드시 이 문제에 종지부를 찍겠어!!!!!!!!!!!"

"...............(깜짝 놀랐다.) 왜 이래!! 귀 아프게 갑자기 고함을 왜 질러!!"

"몰라서 그래.(+_+) 2007년에 서울대 교수임용을 위한 준비과정. 그리고 명진이를 임신한 해. 모른다고는 하지 않겠지. 나는 당신이 그 일에 대해서 얼마나 나를 원망하고 우리 명진이를 얼마나 미워하는지 오늘 처음 알았어!!"

"당신......... 지금 어디야?"

"정호은 교수님의 전용 숙직실 앞 복도야. 내가 정 교수님에게 이 일에 대해서 들으면서 얼마나 얼굴이 화끈거렸는지 알아!!!! 당신. 우리 아들을 뭘로 생각하는 거야!! 나 말이야. 당신을 이렇게 졸렬한 인사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당신이 고작 이 정도 밖에 안되는 여자였나!! 여자가 속 좁다고 해도 이건 선을 넘었잖아."

"........................."(머가리 좋은 명소민은 노발대발하여 펄펄 뛰는 남편의 말을 듣고 무슨 일이 터졌는지 파악했다.)

"우리 둘이 이야기하자. 아직 소명이 학교에 있고 명진이는 유치원에 있어."

"알았어. 나도 그 사건에 대해서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아. 주위 시선이 있으니까 우리 둘이 집에서 이야기하자."

"곧바로 출발하지. 집에서 보자고."


규온은 자기 할말을 하고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다. 평소에는 아내가 먼저 전화 끊는 것을 확인했지만 오늘은 자기 할말을 하고 먼저 끊어버렸다. 길규온은 멀리 하늘을 보면서 가슴이 답답해졌다. 비록 아무도 없는 복도이지만 숙직실 문 너머로 정 교수와휘하 사람들이 들을지도 모르지만 정 교수라면 못 들은척 해줄 것이라고 알고 있었다. 규온은 서둘러 건물 밖으로 나와 곧바로 주차장으로 갔다. 주차되어 있는 푸른색 롯데 @@@에 시동을 걸고 대학 부지를 빠져 나왔다. 오늘 오후에 딸과 아들이 귀가하기에 전에 길규온 내외는 뜨거운 아가리 전투를 벌일 예정이었다.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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